매드샷, 중독성 있는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은 맞지만

  • 입력 2023.08.08 17:31
  • 기자명 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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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스팀으로 출시된 매드샷(Madshot)은 전형적인 액션 로그라이크(또는 로그라이트) 게임으로 적당한 난이도와 중독성을 보유하고 있다. 손 댈 곳이 별로 없고 스킬과 무기 해금 등 인터페이스도 매우 직관적이라서 적응하는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로그라이크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이라면 10분이면 충분하다. 30분 정도가 지난다면 그 어떤 게임들보다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게임에 버그가 너무 많다. 현재는 실행하면 검은 화면만 나오면서 게임 자체가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개발진이 좀처럼 해결하지 못 하고 있다. 그 밖에도 플레이를 하면서 자잘한 버그들이 발견됐는데 흐름이 좋지 못한 것은 개발진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른 문제가 있다면 스킬이나 무기 해금이 상당히 더디고 그 많은 스킬과 무기가 없더라도 무난하게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갈 수 있다는 것도 의아하다. 물론 로그라이크 게임 특성상 유리한 스킬을 얻어야 하지만 이것 역시 단지 운으로만 결정되는 것 같아 플레이 내내 찜찜한 기분이 든다. 이 게임에서 하나의 보스에게 당하면서 반복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면 게이머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순전히 제대로 된 스킬을 주지 않은 것이 워낙 명백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느낌도 들 것이다. 대신에 원하는 빌드로 올리기만 하면 매우 쉬워지는 경향도 있으니 어떤 게이머에게는 무기와 스킬도 제대로 해금도 하지 못 한 채 이른 시간 안에 클리어할 수도 있다.

이처럼 육성 부분은 아쉬운 면이 많지만 매우 쉬운 컨트롤 덕분에 킬링 타임용으로 괜찮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적당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보스들의 공격 패턴도 매우 간파하기 쉽고 실수가 있다고 해도 대미지에 큰 영향도 없으니 이만하면 적당히 즐길 만한 게임이다.

전투는 작은 방에서 시작된다. 메트로베니아 장르의 액션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한 방에 갇혀서 적들의 매복 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딱 그런 식으로 진행된다. 적군들 제거 숫자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모두 사라지면서 클리어가 된다. 처음부터 쌍권총으로 시원하게 쏴 주는 식이니 정말 부담없이 즐기면 된다.

클리어에 성공하면 다음 방을 선택한다. 각 방의 전리품들이 나오는데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이중에 스킬도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레벨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스킬을 선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기본 공격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이동 속도, 독 속성 추가, 총알을 튕기게 하면서 대미지를 추가시키는 등 여러 스킬들이 있는데 특정 방으로 이동해야 이것들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 개발진은 레벨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나오는 스킬 선택들이 게임 플레이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차피 제거할 수 있는 잡몹들도 정해져 있으니 굳이 레벨 시스템을 채용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좋은 점이 있다면 처음에 선택한 스킬 빌드를 그대로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킬을 선택하는 방과 빌드를 그대로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방이 따로 있다. 예를 들어서 기본 공격력을 올리는 스킬을 선택했다면 그대로 이 빌드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빌드 방이 연결되어 있다면 상당히 운이 좋은 것이다. 기본 공격력만 올려 줘서 최고까지 빌드를 타 버리면 게임은 그야말로 쉽게 끝낼 수 있다. 여기에 총알을 튕기게 하거나 독 속성 등까지 추가시킨다면 웬만한 보스들은 단시간 안에 제거할 수 있다. 물론 게이머들도 알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단 기본 공격력을 올려 주는 스킬이 나오는 가능성을 매우 낮게 설정했는데 대부분은 공격력과 무관한 스킬들이 나온다.

이 게임의 재화는 의외로 얻기가 힘들다. 재화에는 플레이 중 상점에서 소비하는 골드와 영구 레벨 업에 필요한 에테르, 유물을 구입할 수 있는 ‘원초적 물질’이 있다. 일단 에테르는 전리품으로 분류했는데 플레이어의 체력, 공격 속도 등을 영구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쓰인다. 어차피 이 에테르라는 것은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주는 것이라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에테르를 얻을 수 있는 방만 선택한다면 최대한 빨리 체력을 최대한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문제는 ‘원초적 물질’인데 이건 보스를 물리쳐야 주는 재화다. 딱 1개만 주는 것에 반해 소비에 들어가는 것들은 많은 편이다. 바로 플레이어의 무기와 장신구, 그리고 전투 중에 사용하는 강력한 유물이다. 처음에 사용할 수 있는 유물은 ‘슬로 모션’으로 움직이면서 더 많은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야말로 시간을 느리게 해 주는 능력이라서 보스전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다른 유물로는 괴물을 소환하거나 얼리는 것들이 있는데 대부분 원초적 물질을 10개나 소비하기 때문에 금방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이 유물들을 소비하기도 전에 게임 엔딩까지 볼 가능성이 높다. 무기의 경우는 3만 소비하기 때문에 외관으로 멋있어 보이는 것들을 구입할 수는 있지만 기본 무기인 쌍권총으로도 충분히 진행이 되기 때문에 굳이 많은 종류를 준비한 것이 의아스럽다. 물론 보너스 차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상당히 종류가 많은 편이다.

그 밖에 무기를 구입해 장착을 해도 기본 무기가 나오는 자잘한 문제 등이 있다. 전투 중에도 헛웃음이 나오는 버그들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매드샷’의 플레이타임은 그리 길지 않다. 게이머가 빌드만 제대로 탄다면 영구 레벨 업그레이드를 최대한으로 가지 않아도 마지막 보스까지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운이 제대로 따르지 않을 때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반복적인 플레이로 갈 수밖에 없다. 세 번째 보스가 첫 번째 난관이 될 수 있는데 스킬 빌드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계속 막힌다면 이것이 계속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난이도가 적당해서 크게 좌절할 이유는 없다. 영구 레벨이라는 것이 있으니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세 번째 보스에서 계속 막혀도 희망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똑같은 보스들만 제거해도 ‘원초적 물질’을 계속 얻을 수 있으니 무기와 장신구들을 이것저것 써 보는 재미도 있다.

문제는 이런 적당한 난이도에도 플레이 시간이 1시간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운이 따르지 않아서 계속 막히기만 한다면 비슷한 전투가 계속되기 때문에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재화의 부담을 조금 더 덜어줘서 무기와 장신구만이라도 빠른 시간 안에 구입할 수 있게 해 줬다면 얘기는 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보기만 해도 어떤 무기인지 호기심이 생길 만한 것들이 많으니 이런 점이라도 개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버그다. 토론장을 가더라도 해외 게이머들의 불만이 계속 늘고 있다. 세이브 파일이 로드가 안 된다든가 무기를 골라도 기본 무기가 자꾸 선택되는 이상한 버그들이 있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게임 자체의 어색한 분위기를 부정할 수가 없다. 게임 자체가 실행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는데도 오랫동안 고쳐지지 못하고 있었다. 당연히 구입한 게이머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게이머들은 시간이 지나서 정기 세일에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게임성 자체가 좋기 때문에 버그 해결을 기다리는 게이머들도 많다는 것이다. 진동이 동반된 쌍권총은 오른쪽 스틱만으로도 쉽게 발사되는 덕분에 꽤 흥겹다. 기본적으로 게임 패턴이라는 것이 아주 익숙하니 중독성이라는 게 생기는 것이다. 혹시라도 업데이트 계획이 있다면 방을 좀 더 다양화 해서 숨겨진 능력이나 스킬 등을 더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 ‘원초적 물질’ 자원 부담도 덜어줘서 무기와 장신구 등을 원없이 구매하도록 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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