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속도와 액션, PS4 '건볼트 크로니클: 루미너스 어벤져 iX' 리뷰

  • 입력 2019.10.07 18:52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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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티 크리에이츠'의 대표 횡스크롤 액션 게임 '푸른 뇌정 건볼트(아주어 스트라이커 건볼트)' 는 많이 알려진 게임은 아니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을 받았던 게임이다. 이름이 생소한 게이머들은 '록맨 제로' 시리즈의 정신을 이어가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장르일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티 크리에이츠'가 '건볼트'의 기존 시리즈는 그대로 명맥을 이어가면서, 세계관을 공유하는 새로운 스핀오프 신작 '건볼트 크로니클: 루미너스 어벤저 iX(이하 건볼트 크로니클)'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건볼트'시리즈는 닌텐도 플랫폼에서만 만날 수 있었지만, 이번 '건볼트 크로니클'은 PS4 플랫폼에서도 출시됐다. 새로운 'iX'의 시리즈를 시작하는 만큼 더 다양한 게이머들을 만나기 위한 개발사의 도전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PS4를 즐기는 게이머들도 '건볼트 크로니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건볼트' 시리즈는 사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게임은 아니다. '록맨 제로', '미소녀와 메카닉', '라이트노벨' 등 그동안 선보였던 게임들의 기반이 된 단어들만 봐도 매니아들을 위한 게임처럼 느껴진다. 과연 이번에 출시된 '건볼트 크로니클'이란 게임은 도대체 어떤 게임인지, 그리고 '인티 크리에이츠'가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어떤 재미를 보여줄 것인지, 새롭게 선보이는 PS4 타이틀을 통해 하나씩 살펴볼까 한다.

 

명불허전, 잘 다듬어진 액션 플랫포머

아무래도 '록맨 제로' 시리즈를 선보였던 경험이 있는 개발사의 신작인 만큼 그 흔적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비슷한 부분은 바로 그래픽. '건볼트 크로니클'은 액션 플랫포머 장르에 레트로 느낌의 '도트' 그래픽을 입혔다. 간혹 액션 플랫포머 장르에서 3D나 카툰랜더링의 방식을 사용하는 게임을 볼 수 있다. 게이머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건볼트 크로니클'은 액션 플랫포머의 정석이자, 이 장르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가장 친숙한 '도트'를 선택했다.

 

그렇고 어설프게 찍어낸 도트 그래픽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템포가 빠른 게임인 만큼 이 속도감에 방해 되지 않도록 타격 효과 스킬 이펙트를 않고 깔끔하게 살렸다. 전반적인 캐릭터 모션도 부드럽고, 복잡하거나 쓸데없이 과하지 않은 것도 맘에 든다.

 

게임 플레이 중간에 보스를 마주치거나 초반 스테이지의 특징을 설명할 때는 컷신이 등장한다. SP 스킬(궁극기)을 사용할 때에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 길지 않은 편이지만, 게임의 흐름을 조금 늦추는 단점이 있다. 아쉽게도 이 부분은 스킵이 되지 않는다. 다만, 자주 사용하는 기술이 아닌 궁극기인만큼 게임 진행에 크게 방해되는 요소는 아니다.

게임의 진행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식의 선형적인 구조가 아닌 챕터 클리어 방식이다. 캐릭터는 경험치를 모아 레벨업을 할 수 있으며, 스테이지에서 모으는 자원 '크레딧' 을 통해 다양한 스킬을 개방하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기본 공격과 함께 '대쉬', 'EX 웨폰', 'SP 스킬'처럼 특수기를 사용할 수 있다. 평타 보다 더 강력한 기술인 'EX 웨폰'은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개방할 수 있으며, 광역 공격이나 집중 공격 등 게이머가 원하는 플레이 방식에 맞춰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SP 스킬'은 일종의 궁극기로 화면의 모든 적에게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요약하자면 '평타', '대쉬', '변환 가능한 기술', '궁극기' 정도로 보면 된다.

 

스테이지의 난이도는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기본적인 '감'만 있다면 어려움을 느낄만한 게임은 아니다. 여기에는 '건볼트 크로니클'만의 '구제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캐릭터 '아키라'는 적의 공격을 자동으로 회피하게 해주는 보호막 '전자결계'를 가진 채 게임을 시작한다. 이 결계는 '블리츠'라는 자원이 필요하며, '리로드'를 하면 완전히 회복된다. 이론상 '블리츠 리로드'만 제때 해주면 무적과도 같다는 뜻이다.

 

'건볼트 크로니클'에서는 죽는 것도 쉽지 않다. 아키라의 체력이 고갈되거나 추락하게 되면, 조력자 게임 내의 조력자 'RoRo'가 등장해 '디바의 노래'를 발동한다. 이때 전용 보컬곡인 '이그나이터'를 시전해 '아키라'는 각성하고, 다시 전투에 복귀할 수 있다. 

 

간혹 도트 그래픽 기반 플랫포머 게임의 경우 탄막 게임 수준의 악랄한 난이도를 보여주는 게임이 있지만, '건볼트 크로니클'은 주인공이 쉽게 죽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많다. 그만큼 초심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플레이가 전반적으로 쉽다고 해서, 피지컬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빠른 템포의 플레이 방식은 게이머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남겨놨다.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한 '쿠도스'와 '스피드런'

'건볼트 크로니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스피드'다. 빠른 템포의 게임은 액션 플랫포머 장르의 재미를 최대한으로 끌어냈다. 가장 주축을 이루는 '스피드 액션' 요소는 '대쉬'와 '록온'이다. 대쉬공격은 좌우뿐만 아니라 대각선 방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적에게 대쉬 공격이 성공하면 일종의 록온처럼 징표가 생긴다. 이때 사용하는 다양한 방식의 공격은 모두 징표가 남은 대상에게 적중한다.

 

이런 방식의 공격은 상당히 빠른 템포로 이루어진다. 대쉬와 동시에 록온으로 적을 제거하면, 공중에 잠시 떠 있는 '호버링' 상태가 된다. 이때 지면에 닿지 않은 채 대쉬를 사용하면, 공격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기존의 액션 플랫포머 방식대로 평타만을 이용한 플레이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 대쉬 공격과 록온이 없으면 제거할 수 없는 적들도 존재한다. 빠른 템포를 살리기 위해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보스전에는 이 대쉬와 호버링 공격이 필수인 만큼 잘 익혀둘 필요가 있다.

 

'건볼트 크로니클'에서는 플레이어가 더 높은 점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콤보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키라'를 계속 공중에 띄우면서 대쉬 공격을 이어나가면 '쿠도스' 포인트를 통해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완벽한 맵 파악, 적의 패턴 파악과 게이머의 피지컬이 뒷받침되면 끊임없는 공격으로 높은 점수와 빠른 스테이지 클리어에 도전할 수 있다.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스코어 어택' 모드가 개방된다. 이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한 모드로 대부분의 기술이 제한되며, 파라미터도 1부터 시작한다. 조금 더 어려운 모드를 원하는 게이머들을 위한 상위 콘텐츠인 만큼 자신이 있다면 실력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쉬 공격이 적중하면 징표가 남는다
대쉬공격이 적중하면 공중에 떠있을 수 있는 '호버링' 상태가 된다
대쉬와 호버링을 요구하는 구간도 등장한다

 

강렬하지만 너무도 짧은 첫 만남

'건볼트 크로니클'은 액션 플랫포머에서 느낄 수 있는 속도의 극한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임이다. 놀이기구로 치자면 시작부터 아주 빠르고 강렬한 롤러코스터와 같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이 롤러코스터가 빠르게 올라갔다가 빠르게 내려오고는 끝이라는 것이다. 총 플레이 타임이 3시간 정도로 게임의 볼륨이 너무 가볍다.

 

게임 내의 자잘한 수집요소나 숨겨진 콘텐츠를 걷어내고 철저히 '속도'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라는 것은 이해 할 수 있다. 플랫포머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게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를 다시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같은 구간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단축하고, 고득점을 노리는 것이 이 장르 고유의 재미라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단순히 '클리어'에 목적을 둔 게이머에게는 '벌써 이게 끝이야?'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아쉬움을 조금 달래기 위해 OST에 힘을 준 것은 좋은 시도로 보인다. 패키지 판에는 게임 내 캐릭터 'RoRo' 역할의 성우 '미네다 마유'가 부른 노래 10곡의 CD가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미네다 마유'는 한국 유저 초청회 당시 팬들을 위한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건볼트 크로니클'은 불필요한 것은 줄이고, 액션 플랫포머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집중한 게임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를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보여준 게임이다. '건볼트'와 'iX'시리즈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선보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생각한다면 확실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무엇보다 'PS4' 플랫폼의 확장은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프롤로그, 오프닝 정도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볼륨의 가벼움은 어쩔 수 없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새로운 시리즈의 출발이 좋은 만큼 '인티 크리에이츠'의 색깔, '건볼트 iX' 특유의 재미를 담아낸 후속작을 통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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