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s of Noyah(미스트 오브 노야), 테스트 버전을 버젓이 판매?

  • 입력 2022.06.03 13:48
  • 기자명 진병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팀으로 출시된 Mists of noyah(미스트 오브 노야)의 호감도는 던전 앤 드래곤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다섯 명의 캐릭터를 선택하는 장면, 딱 거기까지다.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이다. 얼리 엑세스보다도 한참 못 미치는 테스트 버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이 게임의 완성도는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성격상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짓은 할 수 없으나 이 게임만은 도저히 장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 게임은 지난 2020년에 얼리 엑세스 기간을 지나 정식 출시를 계획한 바 있다. 가장 이해가 안 가는 점은 대체 얼리 엑세스 기간 동안 뭘 했는지, 그리고 피드백이라는 것이 있었는지 의구심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게임 시작부터 삐긋거린다. 캐릭터와 저장 슬롯까지 선택하면 바로 게임 시작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이 게임은 ‘자초지종’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개발진의 성의와 관심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지점이니 이해하고 들어주기 바란다.

캐릭터를 선택하면 저장 슬롯으로 넘어가서 바로 게임이 시작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름을 짓고 넘어가면 저장 슬롯 삭제와 생성이 반복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하는데 본인이 패드로 컨트롤하면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냐면 인터페이스의 접근성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부분이 선택되어 있는지 색상 선택도 잘못되어 있어서 시각적으로 혼란을 주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마우스로 클릭하면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시작부터 인상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지금부터 이번 단락에서는 ‘게임’이라고 부를 수가 없을 것 같다. 게임의 행색조차 보이지 않아서 화가 난 것도 있지만 지금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위해 밤을 새는 그 수많은 인디 개발진들을 향한 예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장 슬롯이 결정되면 선택한 캐릭터가 마치 메트로베니아 형식으로 전진하는데 나무와 광석을 캐내는 일을 한다. 시간을 좀 소비해서 재료를 얻으라는 것인데 당연히 상점에서 무기와 방어구를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왜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 잡몹들이 여전히 같은 타이밍에 죽어나가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 흔한 빌드업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각 캐릭터마다 한두 가지 스킬로만 묶여 있어서 전투 향방이랄 것도 없다. 스킬도 있고 대미지도 늘릴 수 있는데 시작한 이후 6시간이 지나도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지 오리무중이다. 게다가 퀘스트 목록도 뜨는데 단서조차 주지 않는 데다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방문하라는 건 결국 파밍을 하라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무나 광석 옆에서 도끼를 휘두르는 것뿐이다. 이게 시각적으로나 성취감으로나 얻을 게 없어서 금방 지루해져 버린다.

다음 단계로 빨리 넘어가게 하려면 간단하다. 파밍과 전투의 병행을 유도하면서 퀘스트 목록을 빨리 갱신시켜 주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전진하는 것뿐이다. 곳곳에 심어 놓은 자원 오브젝트는 개발 초기의 테스트용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덩그러니 남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에너미 오브젝트에 대해 얘기할 차례다. 본인은 보통 적군이나 잡몹 등으로 부르지만 여기서는 결코 그렇게 부르고 싶지가 않다. 겉으로만 픽셀 그래픽을 덮어 놓은 것뿐이지, 움직임조차 그리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인 눈에는 픽셀 그래픽 뒤에 숨은 사각형과 원형만 보일 뿐이었다.

단적인 예를 들어서 게이머에게 돌진하는 전갈 한 마리가 물에 빠지면 다시 나오지 못한다는 점이다. 더 웃긴 건 게이머가 움직이는 타이밍에 맞춰 물에 빠진 상태에서 좌우로 정확히 이동하는 것이다. 개발진은 각 에너미 오브젝트의 패턴 경로에 굉장히 소홀했고, 어쩌면 관심조차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에너미 오브젝트가 간헐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생성이 되는데 이 역시 경로 패턴이 굉장히 단순하다.

보통 게임은 개발진이 특별히 주시한 시스템이 있기 마련인데 ‘미스트 오브 노야’라는 이 게임은 도무지 분석할 거리가 없다. 스팀 유저 평가 분위기만 봐도 이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대체로 게임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점과 얼리 엑세스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로 모아진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이 게임에는 버그도 심심찮게 보이는데 상점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상점이나 동굴 등에 서면 팝업 버튼 비슷한 게 생기는데 버그가 발생하면 이 아이콘이 깜빡거리면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버튼을 연타해도 상점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쉽지가 않았다. 상점에 들어가도 딱히 구입할 것도 없고 흥미로운 것도 없어서 그냥 무시해 버렸던 것이다. 게임이 정녕 이래도 된단 말인가?

아직까지 의문을 버리지 못 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콘텐츠의 양이라는 게 있는데 너무 냉정하게 판단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 캐릭터를 5명이나 선택할 수 있고 각 전투 방식도 다르니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잡몹들부터 행동거지가 틀려먹었다. 마치 테니스공 하나가 좌우로 기울일 때마다 움직이는 모습이라서 피지컬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역시 우습지만 한곳에 몰린 잡몹들을 아래에서 점프 공격 방식으로 해치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아래에 있는 주인공을 놔두고 저런 바보 같은 짓이나 하는 잡몹들에게 어느 게이머가 애정을 보이겠는가?

앞서 전갈이나 다른 잡몹들이 ‘돌진’한다고 표현했는데 이 역시 엄밀히 따지면 정확하지 않다. 픽셀 그래픽을 덮어쓴 원형이나 사각형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는데 개발진은 세밀한 움직임을 위한 물리 운동도 무시해 버린 듯하다. 개발 부분에서 아주 기본적인 지식만 갖춘 해 게임을 제작한 것 같은데 차라리 ‘마계촌’이나 ‘악마성 드라큘라’ 시리즈처럼 한 방향으로 가는 게 좋을 뻔했다. 자원을 채취하는 RPG 형식까지 잡으려다 정작 중요한 피지컬을 놓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보통 이런 게임은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미 얼리 엑세스 기간도 거친 게임이라서 장담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버그 때문에라도 환불이 넘쳐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자세로 2만 원 이상 판매하는 건 소비자들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