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신 칼로 싸운다! 무협 배틀로얄 PC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리뷰

  • 입력 2021.08.20 16:19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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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 부쩍 많아진 느낌이다. '배그'의 최근 인기는 정점에 있었을 때 보다 그 열기가 한풀 꺾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배그'는 '배그'다. 배틀로얄을 이야기할 때 '배그가 원조다! 배그가 최고다!' 라고 할 순 없지만, 이 장르가 국내에 널리 알려진 계기가 된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았다. 이 사랑 덕분에 많은 개발사가 지금도 '또 다른 배그'를 만들고 있다.

 

최근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자주 보이는 게임이 하나 있다. 마치 동양 무협의 스킨을 뒤집어쓴 '배그'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많은 게이머가 즐기고 있다.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고, 이번에 처음 보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바로 무협 배틀로얄 '나라카 : 블레이드 포인트'다.

 

사실 무협과 배틀로얄의 조합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등장한 게임이 몇몇 있었지만, 이 두 조합은 지금까지 크게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아마 '소드맨 X' 정도일 것이다. 이 게임은 '배그'에 스킬이랑 궁극기를 섞어놓은 어설픈 게임이었다는 기억이 전부다. 하지만, 이번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는 어설프게 그저 '섞어놓기만 한' 게임은 아니다. 많이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의 특징 중 하나는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두 같은 캐릭터로 시작해, 파밍한 무기에 맞춰 공격 방식이 달라지는 기존의 배틀로얄 방식과 다르다. 시작부터 7가지의 캐릭터 중 자신의 성향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 전투에 참여한다.

 

'이럴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드는 부분이 '커스터마이징'이다. MMORPG도 아니면서 캐릭터마다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다. 이것도 프리셋 몇 개만 놔둔 게 아니다. 많은 부분을 조절할 수 있고, 플레이어가 업로드한 사진에 캐릭터의 얼굴을 맞춰주는 '스마트 커스텀' 기능까지 지원한다. 대충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진심이다.

 

캐릭터의 공격력이나 방어력의 스탯은 없다. 대신 각각의 고유 스킬과 궁극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스킬에 따라 게임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진다. '바이퍼'의 '핏빛 독사'는 일정 시야 범위 내의 적을 표시하고, '마타리'는 짧은 거리를 순간이동하는 '영혼 추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쿠루미'는 두 가지 스킬 모두 '치유'와 관련되어있다. 이렇게만 놓고 본다면 배틀로얄보다 팀전으로 라운드를 겨루는 하이퍼 FPS의 느낌이다.

캐릭터는 특성을 통해 스탯과 스킬, 궁극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하다. 특히 스킬과 궁극기가 단순히 강해지는 것에서 그치치 않고, 취향에 맞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같은 스킬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특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공격의 범위나 디버프의 속성이 바뀐다. 같은 캐릭터끼리 만났다고 하더라도, 스킬 효과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전투가 진행된다.

 

이 부분을 '독특하네'라고 받아들인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사실 배틀로얄의 '근본'에서는 많이 벗어났다. 저격총과 산탄총과 저격총의 차이 정도가 아니다. 특성을 더 많이 찍고 업그레이드한 플레이어에 의해 균형이 무너질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배틀로얄은 참여한 플레이어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채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변수는 '어떤 장비를 파밍 하느냐' '안전지대가 어디가 되느냐' 정도다. 참여한 플레이어는 이걸 '운빨'이라는 요소로 여기며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태미나 감소' '스킬 쿨타임 감소' 같은 변수는 '운빨'로 여기기 어렵다. 분명 많이 찍은 사람과 덜 찍은 사람의 차이가 있다. '배틀로얄이 뭔 특성이야?'라고 생각하는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배틀로얄은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최대한 적어야 하는데, '나라카: 블레이드 포인트'는 이 부분에서만큼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무협을 컨셉으로 잡은 만큼, 등장하는 병기는 검과 창, 석궁, 조총, 대포 같은 고전적인 것들이다. 근거리와 원거리를 합쳐 총 13가지를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병기는 공격 속도나 범위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따로 파츠 같은 게 추가되진 않는다. 대신, 사용한 병기는 내구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전투가 끝날 때마다 수리를 해야 한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의 캐릭터는 다른 배틀로얄보다 더 빠르게 이동한다. 원거리 병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숙련도뿐만 아니라, 상황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1:1 상황에서 적을 제대로 맞추기란 매우 어렵다. 차라리 적에게 들키지 않는 곳에 숨어있다가, 치명적인 공격을 시도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템은 파란색, 보라색, 금색의 등급으로 나뉜다. 당연히 높은 등급일수록 효과가 더 좋다. 파밍을 통해 병기, 캐릭터의 각종 보너스 스탯을 부여하는 '혼옥' 그리고 각종 소모성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필드에 '상점'이 있다는 것이다. 맵 곳곳에 배치된 '행상'을 찾아가면, 각종 소모성 아이템과 확장 가방, '혼옥'을 구매할 수 있다.

 

'혼옥'은 '나라카'에서 '운빨'을 결정하는 아이템이다. '혼옥'은 기본적으로 '체력' '공격력' '저항'을 올려준다. 등급이 높은 '혼옥'은 캐릭터의 스탯을 올려주고, 무기의 공격 스킬도 추가한다. 여기에 발걸음 소리를 없애고, 벽 타기가 빨라지고, 공격력이 증가하는 버프 등 고급 속성도 부여한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는 무협 컨셉답게 캐릭터의 움직임이 빠르고 자유롭다. 단순히 달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와이어를 사용해 건물의 지붕이나 나무, 절벽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실제 전투에서도 2단 점프나 벽 타기, 매달리기가 굉장히 자주 사용된다. 그만큼 다른 배틀로얄에서는 좀처럼 느껴보기 어려웠던 '정신없는 전투'가 펼쳐진다.

 

'그래봤자 결국 특성 많이 찍고, 좋은 혼옥 먹으면 무조건 이기는 거 아님?' 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전투 규칙이 있다. 바로 공격 간의 상성과 타이밍이라는 요소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마치 '가위바위보' 처럼 각각의 공격 형태가 서로 맞물린다.

 

일반 공격은 차징 형태의 '강인함 공격'을 막을 수 없다. '강인함'은 근접 병기의 스킬을 사용하는 공격방식이다. 스킬을 사용하는 동안 몸이 파란색으로 바뀌고, 일반 공격에 차단되지 않는다. '강인함'을 막을 수 있는 공격은 배틀로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패링'이다. '튕겨내기'를 타이밍에 맞춰서 사용하면, '강인함'을 제압하고 상대방의 무기를 떨어트리게 할 수 있다. '튕겨내기'는 오직 '강인함'만 제압할 수 있으며, 일반 공격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결국, '평타' '차징' '반격'의 세 가지의 공격 형태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중요하다. 무작정 클릭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아이템 파밍이 좋지 않더라도, 전투만 잘한다면 역전 한방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 그만큼 어느 정도의 '피지컬'이 필요한 게임이다.

모드는 티어가 적용되는 '선택받은 자'와 점수가 없는 '빠른 대전', 상대방을 처치한 수로 점수를 내는 '무한의 시련'에 참여할 수 있다. 매칭은 솔로와 3인 랭크로 진행된다. 게임이 시작되면 출발할 지점을 미리 지정할 수 있고, 플레이어가 어디에 주로 몰려있는 지도 표시된다. 공중에서 뛰어내리는 과정이 생략되어,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주먹싸움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임 초반에는 부활이 가능하므로 일단 맞더라도 들어가는 플레이가 자주 나온다.

 

배틀로얄 특유의 규칙은 그대로 살렸다. 시간이 지나면 어둠의 영역이 점점 좁혀지고, 생존한 플레이어는 안전지역으로 피하면서 끝까지 살아남으면 된다. 당연히 전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피하기만 해도 된다. 대신 전투에 적극 참여하면 그만큼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필드에서는 '임무'를 수락할 수 있다. 대부분 지정된 다른 플레이어를 해치우는 것이 목적이다. 임무를 달성할 경우 상당히 많은 재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숨는 것보다 싸우는 게 유리하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는 확실히 주목할만한 게임이다. 지금까지 배틀로얄과 무협을 내세운 게임 중 성공을 한 게임이 거의 없는데, 이 자리를 차지할 준비가 되어있다. 물론, 중국게임 특유의 덜 다듬어진 느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동안 그냥 사라졌던 게임들이 남긴 조잡함이나 어설픔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과거 이런 종류의 게임을 볼 때마다 '지금은 비웃지만, 언젠가는 치고 올라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가 바로 '치고 올라온 게임'이다. 한 수 아래로 봤던 중국산 게임을 이제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배틀로얄 시스템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무협 배틀로얄'의 인식을 바꿀만한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무협, 빠른 템포와 공격 타이밍, 스타일리쉬한 전투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의 신선한 재미에 끌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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