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반짝반짝 힙하게 구린게임, 네온 워리어! (Neon Warrior)

  • 입력 2021.03.08 11:55
  • 기자명 캡틴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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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요즘 횡스크롤 플랫포머 장르가 상당히 활발하게 나오는 거 같습니다.

아름답고 귀여운 그래픽의 오리(Ori) 시리즈, 할로겐 나이트, 레인월드 등이 신흥 횡스크롤 플랫포머의 한 축이라면, 다른 쪽에는 어둡고 침침하고 공포와 퍼즐과 액션이 결합된 림보, 인사이드,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 등이 있지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특별한 액션을 곁들인 카타나제로도 수작으로 기억됩니다.

또 횡스크롤 액션과 최근 게임계에서 유행하는 로그라이크 장르와 궁합도 아주 좋지요. 던그리드, 스컬, Neon Abyss 등은 하이템포의 횡스크롤 액션에 로그라이크의 아이템 빌딩 재미를 더한 훌륭한 게임들입니다.

 

횡스크롤 액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3D 게임 시대가 되면서 많이 주춤했었는데, 오히려 지금 새로운 기믹, 장르들과의 궁합이 시도되면서 살아나는 분위기가 전 참 좋아요.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탄 듯 또 하나의 새로운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 스팀에 등록되었습니다. 바로 3월 초에 출시한 네온 워리어 (Neon Warrior)를 아주 빠르게 클리어해 보고 왔습니다! 지금 함께 보시죠.

 

 

스토리는 없다!

오로지 액션뿐인 Neon Warrior

 

사실 게임에 있어서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은 사람마다 많이 갈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네온 워리어에선 그럴 걱정이 없습니다. 왜냐면 그런 게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플랫포머 게임에서 스토리가 없는 게 어떠냔 의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아주 유명하고 재밌는 게임이라 해도 플랫포머 장르에선 스토리가 거의 미비한 경우가 많고, 그래도 되는 장르거든요. 하지만 이 게임엔 아예 스토리가 없습니다.

 

어떠한 단위에서까지 없냐면, 우리는 이 게임을 하면서 주인공의 이름도, 이 세계가 무엇인지도, 왜 모든 오브젝트와 주인공이 네온 컬러로 빛나는지도, 대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도 아무런 실마리도 잡을 수 없습니다.

 

그저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배경에서, 역시나 반질반질 빛나는 주인공으로 총을 쏘며 적들을 죽이고 다음 맵으로 향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하지도, 알 수도 없습니다.

 

꼭 스토리가 텍스트로 전달되어야만 하는 건 아니죠, 하지만 오브젝트나 아트 등을 보아도 전혀 어떤 의미도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그저 별생각 없이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스토리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럼 다음 문단에선 액션 플랫포머의 꽃, 액션에 대해 다뤄봅니다!

 

 

 

 

비직관적미끌거리는 조작감,

정말 싫은 액션의 네온 워리어(Neon Warrior)!

 

액션은 여러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이뤄지는 거 같습니다. 어찌나 다양한지 심지어 나라마다 선호하는 액션의 요소마저 달라요. 예를 들어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MOBA 게임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은 상당히 오랜 기간 내림세를 맞이했었죠. 한국 히어로즈 오브 스톰 커뮤니티에서 거론되었던 가장 큰 게임의 단점은 타격감이 부족하다라는 의견으로 수렴되었는데, 이를 모 인터뷰어가 질문하니 실제로 개발자 중 한 명이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타격감이란 게 뭐죠?”

 

답변이라고 해야 할까요? 질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여간 인터뷰어가 외국인 개발자에게 열심히 타격감에 대하여 설명을 하려고 해 보았지만 타격감으로 정의되는 그 미묘한 지점을 설명하는데는 실패했었습니다. 왜냐면 타격감은 진짜 설명하기에 미묘하거든요. 이건 단순히 스킬 이펙트나 액션 모션 문제도 아니고, 사운드 문제도 아니고, 구태여 설명하자면 일종의 때리는 감각, 그것이 얼마나 명쾌하고 찰지게 느껴지는가!’ 이죠. 물론 문제라면 종합적으로 문제겠지만 이 개념을 아예 생각도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기엔 장님에게 코끼리 설명하기만큼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국 게이머들에게 타격감은 너무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명쾌한 용어거든요. 이만큼이나 액션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은 다양하고, 게임을 하는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같은 게임이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네온 워리어의 액션은 별로예요!

 

우선은 직관성이 가장 중요한 장르인 액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요소가 직관적이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정말 단적인 예로 가장 여러모로 문제가 될 법한 몬스터는 꽃 모양의 몬스터인데, 이 몬스터는 캐릭터가 가까이 다가가면 데미지를 주는 총알을 쏘아댑니다. 그런데 그 총알의 크기가 정말로 터무니없이 작아요. 심지어 주인공이 쏘아대는 총알의 크기보다 훨씬 작은 걸 쏘아대죠.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내가 어느새 맞았는지 잘 인식도 안 될 정도입니다. 데미지는 강력한데 말이에요!

 

전 한동안 이상한 이 몬스터에게 시달렸어요. 어떤 꽃은 죽이고 나면 바로 지나가도 괜찮은데, 어떤 꽃은 죽이고 나서 지나가려 하면 캐릭터가 데미지를 입더라고요. 이게 도대체 무슨 차이인지 아주 면밀히 살펴보니, 꽃 몬스터는 죽인 뒤에 아래에 눈으로 잘 구별되지 않는 흐릿한 검은 시체가 남고, 그 시체를 몇 번 더 치면 괴이한 소리와 함께 시체가 사라지더라고요. 남은 시체가 있으면 캐릭터가 지나갈 때 데미지를 입는 방식이었던 겁니다.

 

또 다른 몬스터는 가까이 온 캐릭터에게 전기를 쏘아 감전시키는데, 이 몬스터가 인식하는 범위가 잘 감각이 안 오더라고요. 어떨 땐 게임 상식적으로 너무나도 지나치게 멀리 있어도 감전이 되기에 곤란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습니다.

 

또 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노란색 마름모꼴의 포털로 들어가야 하는데, 몇 개의 스테이지가 지나가고 나선 일부 마름모꼴 포털이 일종의 함정으로 쓰이더라고요. 외관상으로 보기엔 전혀 다를 바가 없는 두 개의 포털인데 어떤 것은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엔드 용, 어떤 것은 함정으로 쓰이니 이건 장난꾸러기 개발자가 플레이어를 괴롭힐 목적으로 배치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런 혼란스럽고 직관적이지 못한 게임의 많은 요소를 차치하고서라도, 조작감이 매우 이상하며 플랫포머에서 특히나 중요한 점프의 위력이 때때로 제멋대로란 점이 매우 거슬렸습니다. 똑같은 점프를 할 뿐인데 어떤 구간에선 민달팽이처럼 느리고, 어떤 구간에선 갑자기 하늘을 날아다니듯 빨라집니다. 캐릭터의 모션과 액션도 무언가 조작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그냥 바닥에서 달리는 거조차 약간 스케이트를 타는듯한 감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원한 스케이트는 아니고, 꼭 미끌거리는 바닥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비루한 액션만이 이 게임을 구매하면 안 될 요소의 전부가 아닙니다! 더 별로인 점은 다음 문단에서 이어지니 주목하세요.

 

 

 

지나치게 짧은 플레이타임,

완성도를 챙길 생각이 없는듯한 게임.

 

먼저 네온 워리어(Neon Warrior)의 개발 계획은 총 20개의 스테이지를 만들 계획이랍니다. 출시 때 5개 정도의 스테이지를 갖고 출시한 것 같고, 지금은 업데이트를 통해 총 10개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한 스테이지 스테이지 자체가 아주 짧은 편이라, 10개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데는 많아도 40분의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사실 여러 면모가 예전 로스트웨폰, 내 맘대로 Z9별의 혈압유즈맵, 혹은 근래 오버워치의 워크샵에서 유행했던 용암 맵류의 게임과 닮아있습니다. 다만 게임성 자체가 독립된 게임이라기보다는 아마추어가 만든 유즈맵 수준에서 그치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쪽은 본게임을 보유하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유즈맵이 아닌 별도의 유료결제가 필요한 게임이니, 메리트는 더욱더 떨어지는 셈이죠.

 

하지만 제가 네온 워리어에 실망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아마추어 개발자들조차도, 자신의 유즈맵에 대한 애정이 있거든요. 짧은 미니 게임일지언정 엔딩 파트에선 무언가 플레이어가 도전에 대한 보람을 챙기게 해 주려고 여러 가지 꾸밈과 장치들을 시도하지요. 축하한다며 폭죽이라도 터뜨려 줍니다. 그런데 네온 워리어는 달랐습니다.

 

마지막 10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플레이어를 맞이하는 것은 뿌듯한 엔딩 화면 대신, 광고판입니다. 심지어 아직 광고가 장착되지 않은 광고판이에요. ‘당신의 광고가 여기에(Your ad here)’ 이라는, 굉장히 성의 없는 광고 삽입 예정의 광고판만이 이 힘든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한 플레이어에게 주는 보상입니다.

 

설사 만에 하나 이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마지막에 보는 것은 광고판일 따름인 겁니다. 좀 씁쓸하더라고요.

 

비록 4천 원대의 값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구매하시는 것은 여러모로 비추천합니다!

더 애정을 많이 가지고 만든, 낮은 가격대의, 아기자기하고 재밌는 인디 게임은 많습니다.

 

그럼 이번 리뷰는 여기까지,

전 다음에 뵙겠습니다!

 

 

 

키워드
#스팀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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