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키드'를 추억하는 게이머를 위해. PC 'Cobra Kai : The Karate Kid Saga Continues'

  • 입력 2021.01.14 12:00
  • 수정 2021.02.03 14:23
  • 기자명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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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드래곤' '파이널 파이트' '캐딜락과 공룡' '던전 앤 드래곤' 아마 오락실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일 것이다. '오락실과 체어샷'의 무서움을 아는 게이머라면 '횡 스크롤 액션' 혹은 '벨트 스크롤 액션'이라고 부르는 게임 장르의 맛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장르의 특징은 바로 2P. 요즘에 와서 그럴싸하게 표현하는 '로컬 멀티플레이'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오락실에서 혹은 문방구나 동네 슈퍼 앞의 오락기 앞에서 친구와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 체력 회복 아이템을 양보하며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횡 스크롤 액션'하면 점프와 대쉬, 던지기 스킬과 필살기 등 비교적 단순한 조작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조작만으로 원 코인 클리어를 하기란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적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패턴은 어떤지, 어떤 자리에 가야 '얍삽이'를 쓸 수 있는지, '와리가리'를 얼마나 능숙하게 하는지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했다.

 

떠올리는 추억엔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밀려오는 적들을 몰아서 펀치와 발차기를 먹이는 액션만큼은 아마 모든 게이머가 인정할 것이다. 이제는 '오락실'이라는 장소, 문화가 사라지면서 PC 온라인이나 콘솔, 휴대용 게임에 맞춰가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 이 장르의 명맥을 이어가는 게임 하나가 출시되었다. 아마 '넷플릭스'를 즐겨 보는 게이머라면 익숙한 이름. 바로 '코브라 카이'다. 정식 명칭은 'Cobra Kai The Karate Kid Saga Continues'. '넷플릭스'에서 현재 시즌 진행 중인 그 드라마와 결을 같이하는 게임이다.

 

'코브라 카이'는 그 근본을 '베스트 키드'라는 80년대의 영화에 두고 있으며, 현재 '넷플릭스'의 드라마도 이 시리즈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게임 스토리의 시작점은 '넷플릭스' 드라마의 지난 시즌과 앞으로 공개될 세 번째 시즌 그 사이에서 시작한다. 기존에 이 드라마를 보던 게이머에게는 그 기다림을 달래주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물론, '코브라 카이'를 새롭게 접하는 신규 게이머들도 스토리 자체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게임에서는 시리즈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게임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나 배경설정 역시 드라마와 비슷하거나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과 드라마의 콜라보나 스핀오프, 리메이크 등 다양한 방식의 연결 고리가 이제는 익숙하지만, 돌이켜보면 항상 어느 한쪽이 비난을 받거나 비교 대상이 된다. 

 

기존의 인기 'IP'를 가져와서 다듬는 것이 기존 팬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다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항상 어느 한쪽은 비교 대상이 되거나 혹은 둘 다 망해버리는 최악의 수도 있다. 이번 '코브라 카이'는 드라마와의 비교보다는 게임 자체에 초점을 두려 한다. 순수하게 '코브라 카이'라는 게임은 게임 자체만으로 어떤 재미가 있을지, 게이머들이 이 장르에 기대하는 그 액션과 타격감을 담아냈을지를 한 번 살펴볼까 한다.

'코브라 카이'의 중심 스토리는 '도장간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의 플레이어는 시작 시 '도조'라고 부르는 '도장'을 선택 해고, 여기에 맞춰 등장하는 캐릭터도 변경된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더욱 탄탄한 스토리, 인물 간의 관계를 보여주겠지만 게임에서는 단순하고 짧게만 보여준다. 사실 ‘횡 스크롤 액션’은 스토리의 비중보다 장르 그 자체의 주는 액션이나 타격감이 더 중요하다.

 

도장간의 라이벌 의식이라는 이야기가 바탕에 깔려있지만, 등장하는 캐릭터와 적들은 더 다양하다. 라이벌 도장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거리의 불량배들이나 경비 아저씨 같은 다양한 캐릭터가 적으로 등장한다. 사실상 스토리에 비중을 두지 않는 게임이고, 또 크게 변화를 줄 수 없는 틀이 정해진 장르다 보니, 기존의 오락실 게임과 진행은 다르지 않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계속 달려드는 적들을 때려눕히고, 무기를 집어 들어서 활용하거나, 체력을 회복하는 것은 같다. 체력을 모두 소모하지 않고 중간보스와 보스를 물리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는 방식이다. 

 

전투는 일반공격에 약간의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잡기와 던지기 기술과 오브젝트를 활용한 공격을 연계할 수 있다. 처음 선택한 '도장'에 따라 캐릭터의 차이는 있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동료를 모을 수 있다. 이 동료는 태그매치를 하듯 바꿔가면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각각 캐릭터의 기본공격과 고유의 스킬은 차이가 있지만, 선택한 도장의 스킬은 공통으로 사용한다.

컨트롤할 수 있는 캐릭터와 등장하는 적이 다양한 만큼 그 상성이나 공격패턴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게임에서 새로 등장하는 적은 상대하기 전에 어떤 유형의 약점이 있는지, 또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미리 보여준다. 꼭 확인해야  하는 정보들이 있는데, 이를 그냥 스킵하게 되면 고생하게 될 확률이 높다. '코브라 카이'는 틀을 '횡 스크롤 액션'에 맞췄지만, 안의 콘텐츠는 비교적 최신의 것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오락실 방식'으로 단순히 때리고 눕히는 방식 대신 최대한 주변의 오브젝트를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회피와 패링 같은 고급기술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게임 초반부에 나오는 '경비'의 경우에는 주먹질과 발차기로 눕히기 굉장히 어렵다. 체력이 쉽게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사물을 사용한다거나, 타이밍에 맞춰서 패링만 성공한다면 단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적과 보스는 강력한 공격전에 몸의 색이 변하거나, 동작이 큰 모션을 취하기 때문에 이 타이밍을 잘 노려야 한다.

 

'코브라 카이'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콤보' 다. 기본공격과 스킬을 사용하면 '히트'를 계속 이어갈 수 있고, 이 '히트'의 횟수에 따라 스테이지의 등급을 받게 된다. 콤보 점수를 B등급이나 A등급까지 이어간다면 일정량의 체력을 회복하거나, 상태불능에 빠진 동료를 회생할 수도 있다. 최대한 많은 콤보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 모든 공격이 연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격의 순서나 스킬의 속성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콤보 연계와 원활한 전투를 위해서는 코인을 열심히 모아야 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후에는 '도장'에서 다양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선택한 '도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과 캐릭터 스탯 보너스가 조금씩 다르고, 고유의 스킬도 차이가 있다. 어떤 캐릭터를 주로 사용하는지를 생각해보고 잘 선택해야 한다.

 

초반 스킬 업그레이드와 캐릭터 스탯 보너스는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선택지는 포기해야 한다. 스킬 포인트를 많이 모아서 필요한 능력치를 무제한으로 해금하는 방식이 아니다.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방어적인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다양한 스킬 위주의 공격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조금만 플레이해보면 어떤 기술이 효과적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쉽게 감이 잡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초반에는 캐릭터의 스펙보다는 다양한 스킬을 해금하면서 하나씩 확인해 보는 것이 더 좋다. 

'코브라 카이'는 개인적으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이 이야기를 계속 접해온 게이머나 정말로 '횡 스크롤 액션' 게임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국내 게이머들이 '코브라 카이'를 해야 할 이유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게임의 전반적은 감성이 철저히 '양키 센스'에 맞춰져 있다. 이 특유의 감성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픽 역시 PC를 기준으로 했음에도 그다지 깨끗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몰입감이 부족하다. 게임의 패턴은 초반부터 반복되고 이 호흡이 게임 내내 계속된다. 하다 보면 쉽게 지루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횡 스크롤치곤 때깔이 좋다' '인기 드라마의 스토리를 이어간다'는 것을 제외한 채 게임 자체만 봤을 땐 신선함이나 독특함이 없다. 잠깐 '고전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외엔 '코브라 카이'만의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 확실히 '베스트 키드'의 이야기를 보면서 자라온 게이머나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좋은 선물이 되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지루하기만 한 횡 스크롤 액션'에 그칠 것이다. 

 

그래도 게임이 궁금하다면, 게임보다는 우선 드라마를 보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더군다나 아직 한글화도 지원하지 않으니 게임이 세일할 때까지, 한글화가 지원될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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