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The Pedestrian - 저기 신호등 속 사람이 움직였다니까 ?!

  • 입력 2020.02.07 15:23
  • 수정 2020.02.13 13:37
  • 기자명 People's 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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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형입니다.

여러분께서 가장 좋아하는 게임 장르는 무엇인가요?

저같은 경우에는 RPG를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인생게임을 꼽아보라고 하면, 드래곤퀘스트 나 파이널 판타지 그리고 크로노 트리거를 망설임없이 꼽기도 하죠. 이 외에 삼국지 조조전 과 같은 역사를 기반으로 현실과 가상을 오고가는 턴제 게임들도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줬던 게임입니다.

최근에는 그러한 액션 중심의 게임보다는, 스토리에 무게감을 두는 게임에 조금 더 눈길이 가는 편인데요. 진득하게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거나, 그 속에 담긴 메시지들이 많아서 곱씹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의 매력을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리뷰했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2라던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같은 게임들이 이에 해당되는데, 엔딩을 보고 나서도 여운이 꽤 남아서 한동안 이야기들을 돌아보게 했던 타이틀이기도 하죠.

 

 

그런데, 오늘 제가 리뷰할 게임은 저와는 가장 거리가 먼 장르인 퍼즐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시원한 맛도 부족하고, 머리 싸매고 낑낑대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재미있을까? 하는 선입견 아닌 선입견 때문에 항상 거리를 두던 장르인데요.

과연 퍼즐 장르를 썩 좋아하지 않는 게이머에게 이 게임은 과연 어떤 인상을 줬을지. 오늘 리뷰를 통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팀플랫폼으로 출시된 퍼즐게임, THE PEDESTRIAN" 입니다.


 

 

THE PEDESTRIAN은 현실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퍼즐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작은 맵안의 캐릭터를 움직여, 출구로 이동시켜야 하는데요. 이렇게 출구를 통과하고 나면 캐릭터와 함께 그 배경역시도 이동하면서 변하게 되고, 클리어해야 하는 작은맵의 디자인도 달라집니다. 배경이 변하는 것처럼, 플레이방식도 그 변화의 폭이 꽤 있는 편인데요. 초반에는 단순히 방향키나 점프조작 정도만 해도 클리어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를 거듭할 수록 다양한 방법과 고민을 거듭해야만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스크린 샷만 보면 "단순"해보이지만, 세부적인 구조들은 그것과는 꽤 거리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작은 맵과 맵 사이를 연결해야해서 출구를 찾아가는 방식을 기본으로 합니다. 맵과 맵을 "연결" 한다는 방식은, 일차원적인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한번 더 생각하고 고심하게끔 만드는 장치가 되어주는데요. 단순히 열쇠를 수거하고, 출구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맵을 연결하고 그 전후상황을 고려해가면서 퍼즐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점과 점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스테이지가 클리어되지는 않습니다. 점과 점사이의 각도나 방향에 따라 선 자체는 연결되더라도 맵이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해요.

 

 

그래서 플레이 초기에는 작은 맵들을 이리저리 연습장에 스케치하듯 옮겨보고 갖다붙혀보면서 퍼즐을 풀어나가게 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는 아예 맵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켜둔 스테이지도 존재합니다. 점과 점을 연결해야 한다, 는 단순한 방식 하나로 다양한 플레이요소들을 파생시키고 있는 셈이죠.

물론, 절대 쉬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못깰정도로 높은 난이도가 아닌 점도 좋았습니다. 어느정도 즐겁게 고민하면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좋은 레벨 디자인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블록을 옮겨서 지지대로 활용해야만 이동할 수 있는 구조가 있는가하면, 점프대에 열쇠를 놓고, 그 열쇠가 레이저를 막아주는 그 찰나의 순간에 레이저를 꺼야하는 스테이지가 있는 등 일반적인 활용 외의 방법을 써야만 통과할 수 있는 스테이지도 존재합니다. 또한 작은 맵과, 맵을 겹쳐서 캐릭터를 이동시키는 형태의 퍼즐도 존재했는데 이건 꽤나 신선한 부분이었습니다.

 

 

한가지 와닿었던건 게임 내부에서 새로운 퍼즐형태나, 시스템이 나왔을때 게임이 유저를 가이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의 퍼즐 게임들은 소리나 음성 등 비교적 일반적인 방법을 통해 알려주지만 이 게임은 주변의 배경 사물들을 통해 해당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어요. 지하 난방시설(?) 과 같은 곳에서는 그곳의 배경시설인 티비에서 심플한 아이콘형태로 도움말을 출력해주는 등, 자연스럽게 배경 요소에 녹여냄으로써 몰입을 도와줬습니다.

또한 이렇게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하고 나면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스테이지를 한 두개 배치함으로써 유저가 익숙해질 수있도록 유도하는 것 역시 좋았습니다.

 

 

선을 연결하는 기본적인 구조 외에, 맵의 모든 곳에 LED가 들어와야 통과할 수 있는 스테이지가 있는가하면 맵의 "외적인" 조각 모양을 맞춰가면서 진행해야 하는 스테이지 또한 존재합니다. 이런식의 컨셉들은 진행과정에 따라 조금씩 형태와 디자인 또한 바뀌는데요.

아주 많은 스테이지들이 있고, 그에 따라 그 변화가 잦음에도 불구하고 배경과 스테이지가 굉장히 잘 어우러지게끔 구성해두었기 때문에 몰입감이나 연속성이 잘 유지되는 편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러한 요소들을 구경하는 맛 또한 쏠쏠한데요, 단순히 스테이지를 깼다는 감정을 넘어 다음 스테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게끔 해줬습니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아주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김 샐정도로 쉬운 난이도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아주 쉬운 편이었다는 몇몇 후기들과는 달리, 퍼즐게임이 낯선 저에게는 조금 까다롭게 느껴지는 게임이었어요. 그러나 아예 엄두도 못낼 정도의 퍼즐은 절대 아닙니다. 덕분에 이리저리 맵을 배치해가며 고민하고, 머리를 싸매가면서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 역시 확실했죠.

 

 

THE PEDESTRIAN은, 확실한 스테이지 구분은 하지 않지만 나름의 경계선을 그려놓긴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데로 스테이지가 진행될 때마다 그 배경이 변하는데요, 그 와중에 아예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시점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스테이지가 전환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이런식으로 완전히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오락기 모양의 맵에 특정 아이템들 - 예를 들면 열쇠나 전선 지지대 - 4~5개 정도를 찾아서 해당 위치에 꼽아넣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물론, 각각의 아이템들을 얻기위해서는 제각기 다른 스테이지들을 하나씩 클리어해야 하구요.

그리고 그 막바지에 가면 알 수 없는 숫자들을 맞춰넣게 되고, 전동차가 움직이면서 완전히 다른 배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아마도 개발자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긴한데 정확힌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이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말씀드려야할 것 같네요.

일단 게임자체에 힌트 항목이 전혀 없다는 것은 이 게임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게임이 정확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 또한 어려웠는데요. 중간중간 나오는 숫자들이나, 연출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크게 바뀌는 부분 등은 분명 의도적으로 배치한 부분들 같기는 한데, 정확하게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어서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BGM 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퀄리티 자체는 괜찮지만, 길이가 너무 짧은 편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스테이지를 진행하다보면 배경음악이 뚝 끊긴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또한 별도의 스테이지 구분을 해놓지 않아서인지, 특정 스테이지에서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THE PEDESTRIAN은, 이런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퍼즐게임입니다.

표지판과 사물들 안에서 움직이는 창의적인 발상과 퍼즐이 구성되어 있는 방식들은 꽤 참신했고, 생각이상으로 디테일해서 보는맛이 쏠쏠했던 배경들과, 스테이지들의 크고 작은 소소한 변화들은 퍼즐 외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기도 합니다.

 

언젠가 신호등을 보면서,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거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

그렇다면 그 터무니 없는 상상을 "THE PEDESTRIAN" 을 통해 체험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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