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로그라이크(또는 로그라이트)’ 장르를 고집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최근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두려움도 클 것이다. 돌이켜보면 ‘Rogue’라는 게임의 발상은 매우 터무니없어 보인다. 게임 오버가 되면 모든 세이브 파일이 삭제된다고 했으니 어떤 게이머들이 기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참신함 덕분에 하위 장르로 불리는 명성에 이르렀다.스팀으로 출시된 ‘로그 레거시2(Rogue Legacy)’는 최대한 Rogue의 명성에 접근하는 노력을 했다. 기존의 로그라이크 게임들처럼 게임 오버를 강제하면서 고정적
기둥과 인접한 연결부가 아슬아슬하게 흔들리지만, 결국 추진기의 도움을 받아 구조물로 돌진하면서 모든 것을 파괴한다. 기둥을 비스듬히 세워 중력의 도움을 받아 넘어 뜨리는 것도 좋은 예이다. 부실 건설이지만 어쨌든 목표한 구조물은 기둥에 깔려서 모두 부서졌으니 말이다.스팀으로 출시된 게임 ‘어브리스(ABRISS)’는 이처럼 파괴의 전형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개발 프로그램에서 실험해 볼 수 있는 모든 물리 작용이 이 게임에서 실현된다. 개발진은 구조물의 규모를 최대한 늘려서 최종 목표인 레드볼이 정밀하게 폭발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반
지난 14일 스팀으로 출시된 ‘루멘크래프트(Lumencraft)는 기존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다. 보통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자원을 채취한다는 건 자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었지만, 이 게임은 대범하게도 플레이어가 직접 자원을 채취해야 한다. 주변에 널린 벽들을 뚫고 들어가서 숨겨진 자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얼핏 들으면 신선해 보일 수 있지만, 우려한 대로 게임 진행의 대부분이 벽들을 뚫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어쩌면 현타가 오는 게이머도 있을 텐데, 생각보다 시간 소모가 상당하기 때문
포켓몬스터와 그 어감부터 비슷한 코로몬(Coromon)은 게임보이로 출시됐던 ‘포켓몬스터 골드’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어쩌면 포켓몬스터에 대한 영감을 솔직하게 밝힌 셈이나 마찬가지다. 게임 전개나 전투 시스템도 비슷한 점이 아주 많고, 각종 몬스터의 2D 스프라이트도 매우 익숙해 보인다. 특히 필드에서 돌아다니는 몬스터를 직접 잡아서 스쿼드 안에 넣는 것만 보더라도 포켓몬스터를 그대로 차용한 것처럼 보인다.대신에 전투 방식은 파워 포인트(Power Point)가 아니라 스태미나를 소비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0V에서 6V로 등
스팀으로 출시된 이토라(Itorah)처럼 장단점이 확실히 구분되는 게임도 드물 것이다. 메트로베니아 장르가 그렇듯이 플랫폼(발판) 사이를 건너뛰는 게임들은 늘 어렵기 마련이다. 게이머들도 바로 떠올리는 ‘오리(Ori)’ 시리즈도 길 찾기부터 쉽지 않아서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이토라는 길을 헤맬 이유도 없고, 발판에서 떨어져 죽는 일도 많지 않다. 그야말로 게임이 굉장히 쉽다. 더군다나 인디 개발진이 제작한 게임치고는 아트 스타일도 아주 훌륭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시각적인 면에 반해서 쭉 플레이했는데, 지금 생
스팀으로 출시된 오비탈 불렛(Orbital Bullet)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2.5D 기법을 활용해 사각지대 안의 아이템을 구별하고, 잡몹들의 빈틈을 찾아내서 적재적소에 공격을 실행하는 것이다. 픽셀 그래픽이지만, 마치 링 안을 빙글빙글 돌듯이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입체적인 전투를 치르는 기분이 든다 장점 - 전투 중에 모은 재화로 레벨 업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각 클래스에게 주어진 스킬을 해금할 수 있다. 단점- 게임 오버시 각종 레벨 업 종류가 너무 많음- 2.5D 기법을 활용한 것까지는 좋지만, 종으로 이동할 때마다 그
가끔 어떤 설명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작품들이 있는데, 스팀으로 출시된 ‘골든 라이트(Golden Light)’가 그런 경우다. 로그라이크 호러 장르를 들고 나온 이 게임은 이른바 ‘고기 미로’라는 기괴한 콘셉트를 보여준다. 로그라이크 장르에 힘입어서 스테이지는 무작위로 변하기 때문에 게임을 새롭게 할 때마다 미로의 형태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길찾기에 젬병이라면, 심해 속으로 점점 빠져드는 기분까지 들 것이다.사무실 소품이 괴물로 변신하는 모습이나 변종의 단계를 거친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는 모습에서 ‘사일런트 힐’이 떠오
스팀으로 출시된 게임 ‘코난 찹찹(Conan Chop Chop)’은 원작자 로버드 E. 하워드의 ‘코난 사가’ 소설 시리즈와 별 상관이 없다. 인디 게임 개발진 ‘마이티 킹덤(Mighty Kingdom)’은 게르만족으로도 불리는 바바리안과 강도 높은 폭력성과 선정성을 자랑하는 원작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토르 아몬’이나 ‘잘토탄’과 같이 이름만 빌려왔을 뿐, SNS 웹툰에서나 볼 수 있는 아트 스타일을 외형으로 삼았다.하지만 이 로그라이크 게임에서는 제법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패시브 능력을 4개까지 장착할 수 있
지난해 8월 출시된 ‘킹스 바운티’ 2편은 고전 게임의 추억으로 상징되는 ‘히어로즈 오브 마인트 앤 매직’ 이른바 ‘Homm’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면서 잠시 턴제 전략 RPG의 세계로 집중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늦게 출시된 탓인지, 3D 그래픽과 모션 부분에서 실망한 게이머도 적지 않았다. 모처럼 Homm 시리즈의 추억을 담아낸 전략 RPG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으나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시대에 뒤쳐졌다는 혹평도 이어졌다.‘히어로즈 아워(Hero’s Hour)’는 Homm 시리즈의 전략적인 기술과 영감을 가져온 인디 게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들이 나왔지만, 이토록 포괄적인 주제를 끌어안는 제목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험’이라는 단어는 게임이나 영화의 제목에서 노출될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들이 연구해야 할 플롯의 영역이다.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이 성궤와 신비의 돌을 찾는 동안에 우리 관객들은 주인공보다 새로운 장소와 물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물론 ‘해리슨 포드’라는 최고의 배우를 발굴해 낸 시리즈이기도 하지만, ‘존스’ 박사는 예나 지금이나 의미 있는 변화를 겪고 있지는 않다. 주인공의 변화와 성숙의 과정을 그려내는 스토리와는 확실히
개인적으로는 ‘조립식’이라는 단어가 ‘프라 모델’로 정착되기까지 큰 관심을 두지 못 했다. 덕분에 ‘디오라마’ 세상에 대해서 새삼 감탄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게임 ‘모델 빌더(Model Builder)’를 플레이하면 쉽게 조립할 수 있고, 쉽게 도색이 가능해진다. 본인처럼 조립에는 관심이 있지만, 섬세한 도색 작업에 특별히 손재주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나는 아카데미 로봇의 추억을 기억하는 게이머로서 건담과 탱크 조립에 열을 올렸다. 포토샵의 페인트 기능처럼 한번에 도색을 끝내 버리고, 낡은 느낌을 주기 위한 ‘웨더링
보더랜드 시리즈의 팬들이 기대하는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이미 보더랜드2의 DLC로 잠깐 선보인 바 있고, ‘타이니 티나의 드래곤 요새 습격 : 원더랜드 원 샷 어드벤처’라는 제목으로 재개발 되기도 했다.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2월의 무료 게임으로 등록되어 있어서 미리 게임성을 엿볼 수 있다.결론부터 말하면,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보더랜드의 스킨 교체용 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다만 배경이 머나먼 행성인 판도라가 아니라 ‘던전 앤 드래곤’의 추억을 담아낸 판타지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보더랜드 개발진답게 ‘루터 슈
‘시푸’는 더 많은 적들과 거친 폭력을 갈구하는 게이머들에게 주는 각성제와도 같다. 섬세한 몸동작과 절제된 액션의 끝에는 3인칭 시점의 무차별적인 구타가 기다리고 있다. 개발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영화 ‘올드보이’와 ‘킬빌’의 오마주를 심어 놓았고, 개성적인 아트 스타일을 통해 놀라운 결과물을 탄생시켰다.게임 회차가 늘어날수록 점점 젊어지는 것도 게이머의 오기를 부추기고 있다. 오늘은 두 번째 챕터의 보스를 30대에 클리어 했다면, 다음날에는 20대에 클리어 하는 것이다. 게이머가 회피와 막기에 능숙해지고, 적들의 패턴까지 거의
해저 동굴 안을 수색한다는 건 그다지 이상적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하프라이프와 괴물(The Thing)을 기억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아이템이다.히든 딥(Hidden Deep) 역시 그런 출발선상에 놓여 있다. 80년대의 호러 영화들을 따온 것처럼 무거운 느낌의 사운드트랙을 시종일관 깔아 주고, 텍스트의 양도 최대한 절제해 놓았다.그런데 이 사이드뷰 형식의 게임은 의외로 ‘물리 충돌’ 구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날아다니는 잡몹이나 알에서 튀어나오는 거미 괴물, 천장에 숨어 있는 촉수 등은 사실 이 게임에서 그리 큰
과카밀리라는 게임을 개발 했던 개발진의 새로운 게임 노바디 세이브 더 월드(Nobody Saves The World)는 2D 플랫포머와 메트로베니아를 과감히 버리고, 조금 더 느슨하게 설계된 액션 RPG다. 횡스크롤 액션만이 줄 수 있는 속도감은 이제 보이지 않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각종 캐릭터들과 코믹한 설정이 눈에 띈다.장점,특징: * 디아블로식 액션 RPG* 차별화된 병맛 콘셉트* 18가지의 다양한 변신 마법* 독특한 레벨 디자인과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개단점:* 다소 심심한 전투* 어수선한 퀘스트* 부족한 충돌 효과
2010년에 제작된 ‘Super Meat Boy(슈퍼 미트 보이)’는 플랫포머 장르의 최전선에 있다는 평과는 별개로 캐릭터 부분에서도 큰 재미를 봤다. 트위치에 돌아다니는 캐릭터, 이른바 ‘고기 소년’으로 불리는 이모티콘은 ‘블러드 트레일’로 유명해졌고, ‘트수(트위치와 백수를 합친 인터넷 용어)’들만 믿으라는 다소 코믹한 뜻이 널리 퍼지고 있었다. 게임성만 본다면, 8비트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아트 스타일과 단순 명료한 조작법이 큰 호응을 받으면서 인디 게임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콘텐츠가 되었다.하지만 10년 후에 발표된 ‘Su
스팀에 등록된 보이스(VOICE)라는 게임의 외형은 전형적인 비주얼 노벨이다. 연애 시뮬레이션의 전설로 통하는 ‘동급생’이나 ‘도키메키 메모리얼’ 시리즈를 기억하는 게이머들이라면 늘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 앞에서 최소한 한 번 정도는 가슴이 설렜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가 흔한 기성품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라이브 2D’라는 소프트웨어로 미소녀 캐릭터들이 눈웃음을 치고, 어깨춤을 추기 이전부터, 이제 비주얼 노벨 게임은 스마트폰으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되었다.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미소녀
프레이 포 더 갓(Praey for the Gods)의 외형은 누가 봐도 플레이스테이션2의 명작으로 꼽히는 완다와 거상(Shadow of the Colossus)이다. 3인 체제로 완성된 이 인디 게임은 애초부터 완다와 거상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완다와 거상의 아이디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잡몹과의 전투를 생략한 채 보스와의 대결로만 이루어진 이 게임은 전투 자체가 스테이지의 일종으로 작용하면서 당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체 일부에 올라타면서 시작되는 ‘Revived Power’라는 BGM이 웅장하게 울려퍼
‘삽질 기사 포켓 던전(Shovel Knight Pocket Dungeon)’의 스크린샷은 여러모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이 게임은 ‘테트리스’의 변형인가? 아니면 ‘캔디 크러시 사가’처럼 가볍게 즐길 만한 캐주얼 퍼즐인가? 블록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은 분명한데 조금 이상한 점은 있다. 위에서 블록은 떨어지는데 게이머가 조종하는 캐릭터 하나가 보인다는 것이다. 캔디 크러시 사가에 캐릭터 한 명이 들어가서 블록을 파괴한다고 상상해 보라. 손으로 터치하거나 마우스로 클릭해서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한 명이 일일이
건파이어 리본(Gunfire Reborn)은 외관상으로는 다르게 속이 복잡한 게임이다. 스팀에서는 로그라이크 요소와 RPG의 전략을 설명하고 있지만, 핵심은 빌드업에 있다. 화염 속성의 무기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화염 대미지’를 선택하는 그런 단순한 방향이 아니다. 이 게임은 원소의 조화 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양한 스킬을 제법 역학적으로 설정해 놓았다. 그런 면에서 로그라이크와 RPG라는 장르 설명이 오히려 이 게임의 본모습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자체는 간단하다. ‘프린스’라는 캐릭터를 먼저 선택하고, 게임을 시